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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건조하다면 눈물이 부족해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눈물이 줄줄 흐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람을 맞거나 추운 날 밖에 나갔을 때, 스마트폰 화면을 오래 본 뒤 눈물이 고이는 경험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안구건조증이라고 하면 보통 눈물이 부족한 상태를 떠올립니다. 저도 그랬었고요. 그런데 실제로는 눈 표면이 마를수록 자극에 반응해 반사적으로 눈물이 쏟아질 수가 있고, 이 눈물은 눈을 촉촉하게 유지해주는 눈물과 성질이 다릅니다. 눈물 많이 나는 이유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원인에 따라 접근 방식도 달라집니다.
반사눈물 — 건조한데 눈물이 더 나오는 이유
눈 표면이 건조하거나 먼지, 바람 같은 자극을 받으면 이를 씻어내기 위해 눈물이 갑자기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를 반사눈물이라고 합니다. 양파를 썰거나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눈물이 나는 것과 비슷한 반응입니다. 저는 에어컨 바람을 맞거나 쇼핑몰처럼 사람이 붐비는 곳에 들어서면 눈이 시큰시큰해지면서 눈물이 주르르 흐르는 경험을 자주 했는데 분명 눈물이 나면서도 눈이 말라가는 아이러니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평소 눈 표면을 덮고 있는 눈물은 얇은 눈물막을 이루며 눈을 보호합니다. 그런데 눈물막이 불안정하거나 눈 표면이 예민해진 상태에서는 작은 자극에도 눈물이 쉽게 흘러넘칠 수 있습니다. 제가 진료받은 안과의 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갑자기 흘러넘치는 눈물은 반사눈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반사눈물이란, 눈 표면이 자극을 받았을 때 뇌가 그 자극을 차단하려고 눈물샘에 긴급 신호를 보내 과도하게 분비되는 눈물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눈이 방어 반응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눈물이 눈 표면을 안정적으로 코팅해주는 기능성 눈물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눈물이 줄줄 흘러도 눈은 여전히 건조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눈물이 많이 나니까 안구건조증은 아닐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알레르기결막염 — 간지럽고 맑은 눈물이 함께라면
눈물이 많이 흐르는 원인을 안구건조증 쪽에서만 찾다 보면 놓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눈물이 나면서 동시에 간지럽고 자꾸 비비고 싶다면, 알레르기결막염(allergic conjunctivitis)을 함께 생각해봐야 합니다. 알레르기결막염이란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반려동물 털 같은 알레르겐에 눈의 결막이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상태입니다.
이 경우의 눈물은 대부분 맑고 묽으며, 양쪽 눈이 비슷하게 불편한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끈적하거나 색깔 있는 분비물이 동반된다면 눈꺼풀 염증이나 세균성 결막염처럼 또 다른 가능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눈물의 질감과 함께 오는 느낌이 어떤지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여름철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에 오래 있거나 사람이 많은 환경에서 특히 심해지는 편이었는데, 돌이켜보면 건조한 공기 자극과 환경 알레르겐이 동시에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인이 하나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여러 가능성이 겹쳐 있을 수 있다는 시각으로 접근하는 편이 맞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도 알레르기성 안질환은 다른 안표면 질환과 동반될 때 진단이 복잡해진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출처: 미국 국립보건원(NIH)).
눈물길막힘 — 한쪽 눈만 자꾸 고인다면
양쪽 눈이 아니라 유독 한쪽만 반복적으로 축축하고, 닦아도 금방 다시 차오르는 느낌이 있다면 단순한 안구건조증 외의 원인도 확인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경우는 눈물이 너무 많이 만들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눈물이 빠져나가는 통로, 즉 눈물길(nasolacrimal duct)이 좁아지거나 막힌 경우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눈물은 눈 표면을 적신 뒤 눈 안쪽의 작은 구멍을 통해 코 쪽으로 빠져나갑니다. 이 배출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눈물이 충분히 빠지지 못하고 눈가에 고이거나 뺨으로 흘러내릴 수 있습니다.
눈물길막힘(nasolacrimal duct obstruction)의 특징적인 단서 중 하나는 아침에 눈꺼풀이 자주 눈곱으로 뭉쳐있거나, 눈 안쪽 모서리가 항상 젖어있는 느낌입니다. 비비지 않아도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른다면 더 의심스럽습니다. 다만 한쪽 눈에 눈물이 난다는 증상만으로는 눈물길이 막혔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속눈썹이나 작은 이물질의 자극 등도 비슷한 증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검사를 통해 구분해야 합니다.
이 경우는 자가관리보다 정확한 진료가 먼저입니다. 특히 한쪽 눈에서만 반복되고, 충혈이나 통증이 동반된다면 다른 원인이 혼재할 수 있어 빨리 안과에 가보시는 편을 추천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눈물이 많이 나는데 안구건조증일 수 있나요?
A. 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눈 표면이 건조하거나 자극받으면 반사적으로 눈물이 많이 날 수 있습니다. 다만 알레르기나 눈꺼풀, 눈물길 문제도 원인이 될 수 있어 증상이 반복되면 전문의의 검사가 필요합니다.
Q. 바람 맞을 때만 눈물이 심해지는 건 왜 그런가요?
A. 눈 표면이 예민해져 있을 때 바람 같은 외부 자극에 반사적으로 반응하는 것입니다. 바람이 눈물의 증발을 빠르게 하거나 눈 표면을 자극하면 반사적으로 눈물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시리거나 따가운 느낌이 함께 온다면 표면 자극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온찜질이 눈물 과다에 도움이 되나요?
A. 눈물 과다의 원인이 마이봄샘 기능 장애나 눈물막 불안정과 관련 있다면 온찜질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따뜻한 열이 굳어있는 마이봄샘의 기름을 부드럽게 풀어주어 기름 분비가 원활해지고 눈물막이 안정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저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당장 극적인 변화보다는 장기적으로 눈의 자극 빈도가 줄어드는 느낌이었습니다.
Q. 눈물이 날 때 세게 닦으면 안 되나요?
A. 가능하면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안구건조증이 있는 경우 눈 표면이 이미 약해져 있어 마찰이 자극을 더 키울 수 있습니다. 깨끗한 휴지나 손수건으로 눈가를 가볍게 눌러 닦는 것이 낫고, 손으로 눈을 비비는 습관은 되도록 줄이는 게 좋습니다.
직접 실천하는 생활관리방법
제가 눈시림이나 건조함을 완화하기 위해 실천하는 관리법을 공유하려 합니다. 찬바람이나 먼지 때문에 잠시 눈물이 나는 정도라면 우선 자극을 피하고 눈을 쉬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이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화면을 오래 볼 때는 중간중간 시선을 멀리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눈물이 흐를 때 손으로 문지르기보다는 깨끗한 휴지나 손수건으로 눈가를 가볍게 눌러 닦는 편이 좋습니다. 반복해서 세게 닦으면 각막과 눈꺼풀 주변 피부까지 자극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인공눈물이나 온찜질을 통해 수시로 눈 관리를 하기도 하지만, 이 방법이 효과가 있는지는 눈물 흘림의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특히 눈물길 문제나 알레르기처럼 원인이 다른 경우에는 안구건조증 관리법만 반복하는 것으로는 불편함이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가관리도 중요하지만, 한쪽에서만 반복되거나 통증·충혈이 함께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안과를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