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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에서 "눈이 건조하네요"라는 말까지는 이해했는데, 정작 어떤 검사를 받았는지, 검사지에 뜬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잘 모르고 지나치는 분들도 있을거 같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눈물막 유지 시간이 4~5초라는 숫자를 들었을 때 그 수치가 어느 정도로 짧은 건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안구건조증 검사는 종류도 여러 가지고, 검사마다 확인하는 부분이 다릅니다. 한 번쯤 정리해 두면 다음 진료 때 설명을 듣기도 훨씬 수월합니다.
눈이 뻑뻑하다고 다 같은 건조증이 아니었습니다
안구건조증이라고 하면 대부분 눈물이 부족하고 뻑뻑한 증상이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안과에서 설명을 들어보니 같은 뻑뻑함이라도 원인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눈물이 아예 적게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눈물은 나오지만 눈 표면에서 너무 빨리 증발해 버리는 경우, 그리고 눈꺼풀 가장자리에 있는 마이봄샘에 문제가 생긴 경우입니다. 마이봄샘은 쉽게 말해 기름샘으로, 여기서 나오는 기름은 눈물 표면을 얇게 덮어 수분이 너무 빨리 마르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에 따라 확인해야 할 검사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안구건조증은 검사 하나만으로 원인과 상태를 한꺼번에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진료를 받을 때 한 가지 검사만 하고 끝난 것이 아니라 여러 부분을 함께 확인했습니다.
검사 전에는 그저 인공눈물을 처방받으러 간다는 생각이 컸는데, 실제로는 눈물의 양과 유지시간, 눈꺼풀 상태까지 꽤 세밀하게 살펴보는 과정이었습니다.
- 눈물 분비량이 부족한 경우 → 눈물샘 기능 자체에 문제
- 눈물막이 빠르게 깨지는 경우 → 눈물의 질과 안정성 문제
- 마이봄샘이 막힌 경우 → 기름층 형성 불량으로 눈물 증발 가속
TBUT와 쉬르머 검사의 차이점, 비슷해 보여도 다릅니다
제가 받아봤던 검사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눈물막파괴시간(TBUT) 검사였습니다. TBUT란 Tear Break-Up Time의 약자로, 눈을 한 번 깜빡인 뒤 눈물막이 끊기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를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쉽게 말해, 눈물이 눈 표면에서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검사 방법은 눈에 형광 염료를 한 방울 넣고, 세극등 현미경으로 눈을 관찰하면서 눈물막에 구멍이 생기기까지의 시간을 재는 방식입니다. 세극등 현미경이란 가느다란 빛을 눈에 비추며 눈앞부분을 고배율로 확대해 관찰하는 장비로, 육안으로는 절대 볼 수 없는 각막이나 결막의 미세한 변화까지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출처: 플러스아이안과 안구건조증 검사 안내).
제 TBUT 결과는 약 4~5초였습니다. 정상 기준이 10초 이상이라는 설명을 듣고 나니, 왜 인공눈물을 넣어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뻑뻑해졌는지 납득이 됐습니다. 눈물막이 유지되는 시간이 다른 사람들보다 절반도 채 되지 않으니, 아무리 인공눈물을 보충해도 금세 증발해 버리는 상황이었던 겁니다.
다만 TBUT 결과 하나로 모든 것을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염료의 양이나 검사 환경, 그날 컨디션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결과가 정상 기준에 가까운 결과가 나왔다고 해도 불편함이 계속된다면 다른 검사 결과와 함께 볼 필요가 있겠죠. 안구건조증은 증상과 원인은 딱 정해져 있지 않으니까요.
쉬르머 검사(Schirmer Test)는 눈물 분비량 자체를 재는 검사입니다. 얇은 종이 검사지를 아래 눈꺼풀 가장자리에 걸고 5분 동안 눈물에 얼마나 젖는지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정상은 10~15mm 이상, 5mm 이하면 심한 안구건조증으로 판단합니다. 저는 종이를 눈 근처에 대는 상상만 해도 눈이 바짝 마르는 기분이 들어서 솔직히 꺼려졌는데, 실제로 받아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다고도 합니다. TBUT가 눈물막의 질과 안정성을 보는 검사라면, 쉬르머 검사는 눈물의 양을 보는 검사라는 점에서 두 검사는 서로 다른 측면을 확인합니다.
마이봄샘 검사를 받고 알게 된 수분과 기름의 상관관계
TBUT 결과만 들었을 때는 눈물이 빨리 마르는 상태라는 정도로만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의료진이 세극등 현미경으로 눈꺼풀 가장자리를 확인하고, 따로 촬영한 화면까지 보여주면서 설명을 들으니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의료진은 마이봄샘 배출구가 막혀 있고, 안쪽의 기름이 굳어 있다고 했습니다.
마이봄샘에서 기름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눈물막의 바깥 기름층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눈물의 양이 있어도 눈 표면에서 더 빨리 마를 수 있으며, 이것이 TBUT 단축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제 TBUT가 짧았던 이유 중 하나가 마이봄샘 문제였던 셈입니다.
최근에는 AI 안구표면 종합검사(Dry Eye Scan)처럼 눈물 표면 지질층, 눈물막 안정성, 눈 깜빡임 패턴, 마이봄샘 상태를 한 번에 비침습적으로 분석하는 장비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비침습적이란 눈에 직접 기구를 접촉하거나 자극을 주지 않고 검사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오른쪽과 왼쪽 눈을 각각 평가해 양쪽의 원인이 다를 경우 눈별로 맞춤 방향을 제안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출처: 플러스아이안과 안구건조증 검사 안내).
검사 결과를 따로 볼 때보다 마이봄샘 상태와 TBUT를 함께 놓고 보니 인공눈물이 왜 일시적인 해결밖에 안 됐는지 비로소 이해가 됐습니다. 기름샘이 막혀 있는 상태에서 눈물만 보충하는 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원인을 먼저 파악해야 치료 방향도 달라진다는 것을 제가 직접 경험하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TBUT 검사가 불편하거나 아프지는 않나요?
A. 제 경험상 통증은 없었습니다. 형광 염료를 한 방울 넣고 깜빡인 뒤, 눈을 최대한 오래 뜨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만 검사 시간 자체가 짧아서 크게 부담되지는 않았습니다.
Q. TBUT가 정상 범위여도 눈이 불편하면 안구건조증인가요?
A.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안구건조증은 검사 수치와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TBUT가 10초 이상이더라도 마이봄샘 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각막 표면에 미세한 손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수치보다는 증상과 다른 검사 결과를 함께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쉬르머 검사와 TBUT 검사 중 하나만 받아도 되나요?
A. 두 검사가 보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쉬르머 검사는 눈물의 분비량, TBUT는 눈물막의 안정성을 확인합니다. 안구건조증 원인이 복합적인 경우가 많아, 가능하다면 두 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원인 파악에 도움이 됩니다.
Q. 마이봄샘 검사는 어떤 안과에서나 받을 수 있나요?
A. 기본적인 세극등 현미경 관찰은 대부분의 안과에서 가능하지만, AI 안구표면 종합검사(Dry Eye Scan)처럼 마이봄샘 상태를 이미지로 정밀 분석하는 장비는 모든 안과에 갖춰져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증 안구건조증이 의심된다면 건성안 전문 클리닉이나 해당 장비를 보유한 안과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Q. 안구건조증 검사는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나요?
A. 증상이 지속되거나 치료 중이라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정기적으로 경과를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치료 전후 비교를 통해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 파악할 수 있고, 제 경우에도 처음 검사 이후 추적 관찰을 권유받았습니다.
결론
안구건조증 검사를 받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눈이 건조한 이유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TBUT 결과가 5초가 채 되지 않게 짧고 마이봄샘이 막혀 있다는 설명도 들었습니다. 두 결과를 함께 보고 나니 인공눈물이 제 눈에서 효과가 짧았던 이유가 이해 됐습니다.
안구건조증은 원인이 한 가지가 아닙니다. 눈물의 양, 눈물막의 안정성, 마이봄샘의 기능, 각막 표면의 상태가 모두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다음에 안과에 가게 된다면 검사 결과가 정상이냐 아니냐만 묻기보다, 어떤 유형의 건조증인지, 어디서 문제가 시작된 건지를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각각의 검사가 무엇을 확인하는지 알고 있으면 자신의 눈 상태와 치료 방향을 이해하기 훨씬 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