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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뻑뻑하다는 느낌이 처음 들었을 땐 그냥 인공눈물을 처방받아서 넣으면 괜찮아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인공눈물을 넣어도 불편함은 계속 반복됐습니다. 결국 안과에서 검사를 받았고, 눈꺼풀 안쪽 분비샘이 막혀 기름이 굳어 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안구건조증이 단순히 "눈물이 모자란 상태"가 아니라는 걸 그때 알게 됐습니다.
눈물막이 무너지면 눈물이 있어도 건조하다
저는 안구건조증이라고 하면 당연히 눈물이 부족한 상태를 떠올렸었는데, 안과에서 처음 진료를 받으며 눈물이 단순한 물이 아니라 세 가지 층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눈 표면을 덮고 있는 얇은 막인 눈물막은 흔히 수분 성분과 점액 성분, 기름 성분이 어우러져야 눈 표면을 촉촉하고 매끄럽게 유지한다고 설명합니다..
수분만 있으면 될 것 같지만, 그 수분이 눈 위에 오래 머물게 해주는 성분이 따로 있어야 합니다. 뮤신이라는 점액 성분이 눈 표면에 수분을 고르게 잡아주고, 그 위를 지질층이 덮어 증발을 막는 구조입니다. 지질층을 기름막이라고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물 위에 기름 한 방울이 퍼지면서 얇게 코팅되는 모습을 떠올리면 됩니다.
이 세 겹 중 하나만 어긋나도 눈물이 금방 증발하거나 눈 표면에 고르게 퍼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눈물 양이 충분해도 건조감이 생깁니다. 저는 그동안 인공눈물을 넣어 수분만 보충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눈물막이 불안정하면 넣은 직후에는 편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건조해질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반복되던 불편함을 조금 이해하게 됐습니다.

마이봄샘이 막히면 인공눈물도 한계가 있다
제가 안과에 방문해 검사를 받고 들은 말이 이것이었습니다. "마이봄샘이 막혀서 기름이 굳어 있네요." 그전까지 저는 마이봄샘이라는 단어 자체를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마이봄샘이란 위아래 눈꺼풀의 속눈썹 뿌리 근처에 있는 특수한 분비선으로, 눈물막의 지질층을 만드는 곳입니다. 쉽게 말해 눈물이 빨리 증발하지 않도록 기름막을 덧씌워주는 기관입니다. 이 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수분을 잡아주는 보호막이 깨져 정상인들보다 훨씬 빨리 건조함을 느끼게 되겠죠.
저는 라식이나 라섹 수술을 받은 적도 없고, 눈이 불편해서 눈화장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오래 보는 생활이 이어지고 한국에서 미세먼지가 심해지던 시기부터 눈이 자주 뻑뻑해졌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제 안구건조증의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화면을 오래 보거나 공기가 좋지 않은 날에는 눈이 더 불편하다는 체감은 있었습니다. 정확한 원인은 안과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안구건조증 주요 증상
안구건조증은 건조함으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눈이 시리거나 따갑고, 모래알이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이 들기도 합니다. 충혈되거나 잠시 흐릿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눈이 건조한데 오히려 눈물이 흐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인공눈물을 넣어도 편안함이 오래가지 않는 날이 많았습니다. 눈 안에 뭔가 걸린 듯한 느낌도 반복됐고, 검사 과정에서 마이봄샘 문제뿐 아니라 자잘한 결막결석도 여러 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눈이 뻑뻑하다는 같은 증상이라도 사람마다 원인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단순한 눈 피로로 생각했던 불편함 뒤에 눈물막이나 눈꺼풀 문제가 함께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인공눈물로 해결된다고 믿었던 시간들
인공눈물은 건조한 눈을 편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도 지금까지 계속 사용하고 있고, 외출할 때 빠뜨리기 어려운 물건이 됐습니다.
다만 제 경우에는 인공눈물만으로 불편함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인공눈물은 수분을 보충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눈물막의 세 겹 중 수분층을 임시로 채워주는 역할입니다. 뮤신 성분이 부족하거나 마이봄샘에서 지질층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 수분을 아무리 넣어도 그 수분이 눈 위에 오래 머물지 못합니다. 저 역시 인공눈물을 넣은 직후에는 괜찮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뻑뻑해지는 날이 많았습니다.
인공눈물을 사용해도 불편함이 반복된다면 제품을 계속 바꾸기보다 먼저 원인을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점안액의 종류와 사용 방법도 눈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처방받은 제품은 의료진이나 약사의 안내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눈물이 줄줄 나는데도 안구건조증이라고요?
A. 네, 그럴 수 있습니다. 눈물막이 불안정하거나 눈 표면이 자극을 받으면 반사적으로 눈물이 과다 분비되기도 합니다. 이 반사 눈물은 대부분 수분만으로 이루어진 맹물에 가까워 지질층 보호 효과가 없어서, 눈물이 많이 나와도 건조감이 함께 느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생깁니다. 환절기나 추운 날씨에 특히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Q. 인공눈물을 넣어도 눈이 계속 뻑뻑한데 왜 그런가요?
A. 인공눈물은 주로 수분층을 일시적으로 보충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뮤신층이나 지질층이 무너진 경우에는 수분을 넣어도 금방 증발하거나 고르게 퍼지지 않아 건조감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마이봄샘 기능 이상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으니, 증상이 두 주 이상 지속된다면 안과에서 눈물막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Q. 라식이나 눈화장을 안 해도 안구건조증이 생기나요?
A. 그렇습니다. 수술 이력이나 눈화장 여부는 안구건조증의 여러 원인 중 일부일 뿐입니다. 스마트폰 장시간 사용, 냉난방 환경, 미세먼지 노출, 알레르기 등도 눈물막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저도 이런 시술 없이 마이봄샘 막힘을 진단받은 경우입니다.
Q. 온찜질이 안구건조증에 도움이 되나요?
A. 마이봄샘이 막혀 굳어진 기름을 부드럽게 하는 데 온찜질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따뜻한 찜질로 눈꺼풀 혈액순환을 개선하면 마이봄샘 분비가 원활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단독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므로, 증상이 지속되면 안과 진료와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눈이 뻑뻑하다고 해서 모두 같은 안구건조증이 아닙니다. 직접 진료를 받아보니, 눈물의 양보다 눈물막의 질이 문제인 경우가 많았고, 마이봄샘처럼 생소한 기관이 원인의 핵심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인공눈물이 당장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것은 맞지만, 반복되는 증상의 원인을 대신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증상이 차도없이 이어지거나 인공눈물을 써도 불편함이 반복된다면, 자가관리나 약국 방문에 앞서 안과에서 눈물막 상태와 마이봄샘 기능을 먼저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자신의 상태를 확인한 뒤에야 어떤 관리 방법을 활용할지 판단하기 쉬워집니다.